키도사키 주택은 도쿄 세타가야 구의 단독주택지에 지어진 건물이며 스미요시 주택으로부터 약 10년 가량이 지난 뒤 지어진 건축물이다.
프로그램은 한 부부와 양가의 부모님들을 위한 주택으로 600제곱미터의 꽤나 넓은 부지에 세 가구를 위한 생활공간으로 구성되어있다.
부지의 형태는 약간의 경사를 가진 평행사변형꼴이며 그 모양이 정방형과 흡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.
안도는 키도사키 주택에서도 그의 특징적인 form-making 방식을 활용했는데 기초적인 기하학적 형상(정사각형, 사각형, 호)을 기반으로 이를 수평적으로 이어붙임과 동시에 수직적으로 그 높이에 차이를 두어 다양한 건축적 요소를 연출했다.
이 건축물의 주요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.
1. 빛의 다양한 활용: 안도의 대표작 빛의 교회를 비롯해 그의 디자인에서 자주 활용되는 요소인 빛이다. 각 블럭마다 다양한 높이를 적용함으로써 만들어지는 void를 향해 창을 냄으로써 수평적 채광을 하는 한편, 콘크리트 벽에 수직홈을 파거나 천창을 만들어 수직적으로 빛이 떨어지는 효과 또한 연출했다.
2. 옥상 공간의 활용: 위와 마찬가지로 각 블럭의 높이 차를 활용해 만든 옥상 공간들을 통해 물리적으로 접근 가능한 테라스를 배치하거나 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옥상정원을 설치하고 기계설비를 위한 공간 또한 만들었다. 이는 르 꼬르뷔지에가 강조한 옥상정원의 활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.
3. 나무의 배치: 만약 노출 콘크리트 외벽과 어두운 색 바닥 타일로만 건물이 구성되었다면 상당히 칙칙했을 것이다. 안도는 1층의 넓은 공간과 옥상정원에 나무를 심어 공간을 수직적으로 확장해주는 동시에 다소 답답해보일 수 있는 콘크리트 건물의 색채나 질감 등에 있어 풍성함을 더해주었다. 수목들의 위치로 보아 오히려 원래 나무들이 있었고 이에 맞추어 건물이 들어선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.
4. 기하학적 조형미: 기본적 기학학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했지만 사선과 곡선의 활용, 미묘하게 축에 어긋나는 배치, 적절한 비율의 사용을 통해 기학학적 조형미를 달성하였다.
5. 다양한 동선: 이것은 어찌보면 주택에 있어서는 당연한 요소이지만 아파트에 거주하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꽤 낯선 요소일 수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동선이 아주 다양하다는 점이다.
외부에서 내부로 진입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인데
1) 지상출입부로 들어가 계단을 따라 1층 테라스로 내려간다.
1-1) 건물의 1층 내부로 두 개의 문을 통해 들어간다.
1-2) 건물 외벽을 따라 설치된 계단을 통해 건물 2층으로 바로 들어간다.
2) 지상출입부에 위치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 2층으로 올라간다.
2-1) 건물 2층 내부로 들어간다.
2-2) 건물 외벽을 따라 설치된 계단을 따라 올라가 건물 3층으로 들어간다.
3) 차고를 통해 건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간다.
로 구성되어 있다.
내부에서 층간이동을 하려면 1층 큰 거실에 위치한 계단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어 위의 동선은 내부-내부 동선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.
6. 중립공간: 전번의 스미요시 주택의 경우 현관을 활용하여 중립공간을 구현했다면 이번에는 스케일을 좀 더 키워 1층 테라스 공간을 활용해 중립공간을 만들어냈다. 어떤 의미에서는 외벽에 위치한 계단들도 중립공간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.
7. 지상의 level보다 낮은 1층 level: 경사지라는 부지의 특성을 감안하여 1층이 땅에 살짝 묻히도록 디자인되었다. 채광에는 약간 불리할 수도 있으나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듯하다.
8. 복층공간: 1층의 큰 거실은 복층공간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또한 르 꼬르뷔지에가 자주 활용하던 기법이 아닌가 싶다.
안도는 초기에 수많은 주택을 설계했지만 그 중에서도 스미요시 주택, 코시노 주택과 더불어 키노사키 주택은 그의 디자인 역량을 잘 드러내주는 대표작이라고들 한다.
다소 한정된 조건에서 지어진 스미요시 주택과 비교하면 이번 건축물은 물리적, 금전적 제약에서 다소 해방되어 그의 창의적인 설계 능력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본다. 르 꼬르뷔지에의 도면을 모사하며 건축을 독학했다는 안도의 이야기를 의식하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번 디자인에서는 르 꼬르뷔지에의 주택 작품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연출들이 있었다고 본다. 그럼에도 이 주택은 르 꼬르뷔지에의 주택과는 구분되는데 이는 빛의 활용, 다양한 elevation을 활용한 연출 등 안도만의 창의적인 기법의 사용에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다.
건물의 규모가 커지다보니 생각하는데 시간도 많이 들고 쓸 이야기도 많아져 다소 두서없이 글이 쓰인 것 같기는 하다. 이는 앞으로 더 많이 연습해보며 숙달되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또 다른 안도의 작품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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